철학자의 하루

철학자들의 하루를 따라가며, 사유하는 습관, 말하는 용기, 걷는 태도의 가치를 소개합니다.

  • 2025. 7. 9.

    by. 철학자의 하루

    목차

       

      칸트처럼 하루 일과를 정해 규칙적으로 살아보면 과연 어떤 변화가 올까요?
      철학자의 루틴을 직접 실험하며 느낀 사유의 확장과 내면의 변화 과정을 나눕니다.
      ‘철학자의 하루’ 블로그에서 고대·근현대 철학자의 루틴과 연결해 깊이 탐구해 봅니다.

      저는 ‘철학자의 하루’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이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플라톤의 산책,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문 습관, 스피노자의 렌즈 깎기,
      니체의 숲길 사색, 쇼펜하우어의 고독한 식탁까지…
      이들의 일상은 단순히 사소한 루틴에 그치지 않고,
      철학적 사유를 심화시키는 비밀스런 통로 같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를 가장 매혹시킨 건 칸트의 루틴이었습니다.
      하루를 분 단위로 나누어 철저히 관리하면서도
      그 속에서 인류 사상사에 남을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같은
      거대한 사유의 기념비를 세운 사람.

      그래서 저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나도 칸트처럼 하루를 정해진 패턴으로 살아보면
      무엇이 달라질까?
      내 생각도 더 깊어질까, 아니면 오히려 답답해질까?”

      이 질문은 결국 저를 작은 실험으로 이끌었습니다.
      바로 ‘칸트처럼 하루 루틴 정해보기’ 입니다.

      칸트의 루틴에서 힌트를 얻다

       

      칸트의 하루를 살펴보면, 놀랄 만큼 기계적입니다.
      아침 5시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독서를 하고,
      같은 시간에 강의를 나가고, 같은 시간에 집에 돌아와
      같은 경로로 산책을 했습니다.
      그의 규칙성은 마치 시계추 같아서,
      쾨니히스베르크 사람들은 칸트가 산책을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시계를 맞췄다고 하죠.

      사람들은 종종 이런 칸트를 “지루한 인간”으로 오해하지만,
      사실 그의 철저한 루틴 덕분에 정신적 에너지가 불필요하게 소모되지 않고,
      오롯이 사유와 글쓰기에 집중될 수 있었다고 저는 봅니다.

      그래서 저도 결심했습니다.
      “일주일만이라도 칸트처럼 살아보자.”

       

      나의 칸트식 하루 루틴 세우기

       

      저는 칸트만큼 치밀하게는 못 해도
      하루를 일정한 시간표로 살기로 했습니다.

      06:30 기상 → 스트레칭 & 창밖 바라보기

      07:00 커피 내리기 & 가벼운 철학책 10페이지 읽기

      07:30 글쓰기 (철학자의 루틴 노트)

      08:30 업무 준비 & 출근

      12:30 같은 카페에서 점심 & 노트 적기 (오늘 떠오른 질문한 줄)

      18:00 퇴근 후 같은 공원 산책

      20:00 저녁 & 일기

      22:00 독서 & 사색

      23:00 취침

      처음엔 솔직히 부담스러웠습니다.
      “이걸 지키면 재미없어지는 거 아닐까?”
      “매일 같은 시간이면 내 머리가 굳지 않을까?”
      불안과 기대가 뒤섞인 상태로 시작했습니다.

       

      7일 동안의 변화 – 루틴이 마음에 준 선물

       

      첫째 날은 아직 설렘이 컸습니다.
      칸트를 흉내 낸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가 조금 근사해 보였죠.
      그런데 막상 점심시간에 같은 카페에 앉자,
      어제와 오늘이 똑같이 흘러가는 느낌에 살짝 답답해졌습니다.

      셋째 날이 되자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커피를 마시니
      머릿속에서 ‘오늘은 이런 주제로 써볼까?’라는 생각이
      저절로 떠올랐습니다.
      마치 몸이 먼저 “지금은 사유할 시간이야” 하고 알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다섯째 날에는 작은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루틴은 내 생각을 가두는 게 아니구나.
      오히려 생각이 가장 멀리 가도록
      튼튼하게 발을 딛게 해주는 받침대 같네.”

      일주일째, 같은 공원을 산책하면서
      니체가 매일 숲길을 걸으며 얼마나 많은 문장을 다듬었을지 상상했습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습니다.
      내가 매일 이 길을 걸으니
      어제 걷던 나, 그제 걷던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요.
      이것이 루틴의 힘이었습니다.

       

      철학자들의 루틴과 나를 연결해보기

       

      이 실험을 하면서


      저는 플라톤, 스피노자, 니체의 루틴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 플라톤은 매일 같은 정원에서 제자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 스피노자는 일정한 시간에 렌즈를 깎으며 사유를 깊게 했죠.
      - 니체는 같은 숲길을 걸으며 “신은 죽었다”는 생각을 무수히 되뇌었습니다.

      이들은 루틴을 통해 사유의 근력을 길렀습니다.
      마치 매일 같은 자세로 스쾃를 하듯,
      같은 시간에 같은 사유를 반복하며
      조금씩 더 깊이 내려갔던 겁니다.

      저도 이번 실험을 통해
      ‘루틴은 창조성을 해치는 감옥이 아니라
      창조성을 멀리 날려 보낼 활주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독자에게 드리는 질문과 작은 실천 팁

       

      여러분께도 조심스럽게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혹시 지금 ‘재미있자고’ 무질서하게 살고 계시진 않나요?
      규칙이 지루할 것 같아 일부러 깨뜨리고 계시진 않나요?
      그런데 그 속에서 정말 중요한 생각들이 오래 머물고 있나요?

      만약 저처럼 루틴을 두려워했다면,
      작게 실험해 보시길 권합니다.

       

      철학자의 하루 - 칸트처럼 하루 루틴 정해보기 실험기
      철학자의 하루 - 칸트처럼 하루 루틴 정해보기 실험기

       


      📌 오늘부터 시작해 볼 칸트식 루틴 미니 팁

       

      • 같은 시간에 기상하기 – 10분이라도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보세요.
      • 같은 장소에서 글쓰기 – 카페가 좋다면 그 카페 한 곳만.
      • 같은 길 산책하기 – 매일 똑같은 골목길을 걸어보세요.
      • 같은 질문 던지기 – “나는 오늘 무슨 생각을 가장 오래 붙잡았을까?”

      이 작은 반복이 쌓이면
      어느 날 갑자기 전혀 예상치 못한 사유가 피어납니다.
      그때 “아, 그래서 철학자들은 그렇게 살았구나.” 하고
      조금 늦게나마 깨닫게 될 거예요.


      루틴은 사유의 토양이다


      저는 일주일간의 ‘칸트처럼 살기’ 실험을 통해
      루틴이 단지 따분한 일상이 아니라
      내 사유를 가장 멀리까지 보내는
      단단한 토양이라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플라톤이 매일 같은 정원길을 걷고,
      칸트가 같은 시간에 산책하며
      스피노자가 같은 시간에 렌즈를 깎았듯,
      저도 같은 시간에 같은 테이블에 앉아
      어제보다 조금 더 깊은 생각을 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도 권하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 단 10분이라도 같은 자리에서 같은 질문을 해보세요.
      그 자리에 앉은 어제의 당신과, 내일의 당신이
      보이지 않게 손을 맞잡고 있을 겁니다.